세포막 구조인 인지질 이중층을 뚫고 들어갈 수 있는 셀리버리의 세포막 투과 펩타이드-aMTD(빨간색), 약리물질(초록색). 사진=셀리버리
[파이낸셜뉴스] 셀리버리가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 TSDT 플랫폼을 이용한 신약 공동 연구개발 가능성을 타진해 온 독일 기반의 글로벌 톱20 제약사와 플랫폼 기술 및 신약 후보물질 라이선싱 비즈니스를 위한 포괄적 연구협력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익명으로 공개된 해당 제약사는 독일에 본사를 두고 전세계 5만명 이상의 직원을 둔 글로벌 빅파마다. 셀리버리와 계약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3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파트너링 컨퍼런스 '바이오-유럽'에서 글로벌 제약사로는 이례적으로 먼저 비지니스 미팅을 요청할 정도로 셀리버리의 플랫폼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 글로벌 제약사는 TSDT 플랫폼 원천기술을 자사가 확립해 놓은 세포투과능 검증시스템에 적용해 가장 적합한 약리물질의 종류 및 타겟 질병을 검증하려는 목적으로 연구협력계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로벌 제약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TSDT 플랫폼을 사용하면 약리물질이 타겟 세포 안으로 얼마나 들어가는지를 정량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전달하고자 하는 약물의 크기와 종류에 따라 전송효율에 어떠한 영향이 있는지를 결정하기 위해 단백질, 펩타이드, 핵산, 항체 등 여러 약리물질의 종류와 크기를 달리해 다수의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셀리버리 측 사업개발팀장은 "세포투과능 검증시험을 위해 이 글로벌 제약사 측에서는 새로운 분석시스템을 지난 6개월간 구축할 정도로 당사 기술에 대해 관심과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계약은 장기적 파트너십을 염두에 둔 첫 계약"이라며 "이 글로벌 제약사는 TSDT 플랫폼 기술에 대해 심도있게 검증한 후 기술 라이선싱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질병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셀리버리는 이번 계약과 별개로 이 제약사의 다른 부서와 세포투과성 핵산치료제 'siRNA' 개발을 위한 기술 라이선싱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부서는 질병 분야를 밝히지 않고 있는 적응증에 치료효능을 갖는 siRNA 핵산치료제를 셀리버리의 세포막 투과 펩타이드 'aMTD'에 화학적으로 접합하고 새로운 펩타이드-핵산 치료신약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siRNA는 aMTD와 같은 전송기술과의 접목이 필요하지만 실질적으로 모든 유전자의 발현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연구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불안정한 RNA 이중가닥을 병변이 일어난 조직 및 세포 내부로까지 전송할 수 있는 기술확보에 매달리고 있다.
2018년 미국의 앨나이람에서 개발한 트랜스티렌틴(hATTR) 아밀로이드증 siRNA 치료제가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청신호를 켰다. 이 희귀난치질환은 특정 단백질이 높은 농도로 발현돼 온 몸에 축적됨으로써 결국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선천적 유전질환이다. 환자 1명당 연 5억원의 치료비가 드는 매우 고가의 핵산치료 신약이다.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이사는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공동연구, 공동개발, 검증계약, 협력계약 등 복수의 협업 이외에 새로운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 매우 기쁘다"며 "이번 장기적 파트너십을 위한 포괄적 연구협력계약으로 셀리버리는 세계 20위 내의 4개 제약사들과 신약개발 연구협력을 맺고 다양한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